최근 비만 및 다이어트 방법과 관련된 인터뷰에 자주 응하면서 필자가 깨달은 한 가지 사실은 잘못된 다이어트가 가져오는 건강 위험 요소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정말 잘 모른다는 점이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장기적인 부작용은 제외하고 20대의 비교적 건강한 여성이 다이어트를 위해 저녁을 굶기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녀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야식의 유혹과 불면증 그리고 위산 역류

 

일반적으로 필자의 비만센터에서는 저녁식사를 취침 4시간 전에 천천히 고단백질 식사를 하기를 권한다. 그래야 먹은 음식을 다 소화시키고 적당히 대사가 안정되고도 배고프기 전에 잠들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저녁을 거르기 시작했다면? 일단 수면 시간이 다가올수록 배고픔과 음식의 유혹을 참기 힘들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예민하거나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에서는 위산이 음식과 만나 중화되지 못해 식도 쪽으로 역류함으로써 생기는 윗배 더부룩함과 신트림, 가슴통증을 주증상으로 하는 역류성식도염이 심해지기도 한다.

 

◇기분저하와 피로, 소화불량

 

힘들게 식욕과 투쟁을 벌이고 승리하고 잠들었다 하더라도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기가 힘들다. 지나친 배고픔은 피로를 부르고 숙면도 방해하기 때문이다. 굶어서 살을 빼기로 결심한 사람들일수록 아침이나 점심도 영양 균형을 맞춘 좋은 식단을 구성하기 보다는 무조건 과일과 야채로 식단을 구성하거나, 잠시 배고픔을 달래주는 탄수화물 음식으로 허겁지겁 식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루 필요한 단백질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음으로써 내장기관과 관절주변 인대와 근육 피부 밑 조직의 단백질이 빠져나간다.

 

몸을 구성하고 일을 하게하는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이 며칠 만에 부족해지면,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도 높고 피로감과 허기는 늘어만 간다. 하루에도 수차례 현기증과 호흡곤란을 경험하고 나면 생체활력나이 5살쯤 더 먹는 것은 아주 쉬워진다.

 

◇체중은 감량했으나 지방간은?

 

이렇게라도 2주 이상을 버티면 확실히 체중은 줄어들기 시작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서 굶는 다이어트는 2주를 못 버티고 폭식을 하게 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이렇게 체중감량을 시도한 사람들에서 혈액 속의 지방인 콜레스테롤이 오히려 높아지고 유리지방산이 나쁘게 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몸 속 여기저기 쌓여 남아도는 지방에도 불구하고, 금식이 반복될수록 간과 내장 사이에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동물의 생리현상이다. 아마도 배고픔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에너지 부족 상태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듯하다. 결국 내장지방은 더 늘어나기 쉬운 상태가 되고, 체중은 줄었으나 허리둘레는 더 늘어났다는 사람도 실제로 볼 수 있다. 팔다리는 가늘지만 아랫배는 볼록 나와 늘어져있는 ET의 체형에 더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체형 나이는 5살쯤 거뜬히 더 먹게 된다.

 

◇피부와 점막의 변화

 

정말 드물지만 이런 반복적인 영양결핍상태를 한 달 넘게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찌어찌 조절을 했는지 배도 나오지 않고 근육은 빠졌지만, 소원하던 마르고 힘없어 보이는 몸매에 가까이 갔다. 그러나 점막은 푸석하고 염증이 쉽게 생기며 눈가와 입가의 주름은 깊어지고 볼은 늘어진다.

 

뭐 외모지상주의자가 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당신이 다이어트를 통해 얻으려고 했던 것, 그 이상적인 모습의 반대편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맑고 고운 피부를 위해 30~40대의 여성들이 들이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생각하면, 20대의 피부를 영양결핍으로 망가뜨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 피부 전문의에 따르면 30대 이후의 피부는 10살 정도까지 편차가 매우 심하다고 한다. 그 원인 중의 하나가 20대의 무리한 다이어트다.

 

◇정말 20년 차이?

 

다이어트 때문에 20년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잘못된 다이어트로 10년은 쉽게 늙을 수 있고, 건강한 다이어트로 10년은 족히 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결심할 것. 첫째, 절대 한 끼도 굶지 말 것이며, 둘째, 제 시간에 편히 좋은 꿈꾸며 잠들 지어다.